[연예가Y파일] 친구들에게 잡혀 한바탕 납치소동
기사입력 1997년 04월 14일 13시 41분
TV `전국 노래 자랑'이 열리는 제주도 서귀포 중문단지 특설 무대. 제주도가 고향인지라 특별 초청된 가수 혜은이. 리허설을 막 끝내고 바다 내음에 취해 있는데 고향 어른들과 친구들 20여명이 순식간에 감싸고 돈다. "고향에 오니까 좋수꽈? 방송허기 전에 잠시 바람이나…." "시간이 되는지 방송 순서 좀 보구요. 안될 것 같은데…." "재기재기(빨리빨리) 혜은이 차에 태워." 혜은이를 강제로 자동차에 태우는 고향 사람들. 빠져 나갈 틈이 없다. 20여분간을 달려 횟집으로 들어서고 `울며 겨자 먹기'로 고향 사람들이 집어 주는 해산물에 입장단을 맞추는 혜은이. 그 사이 무대에선 난리가 났다. "혜은이씨！ 어디 간거야！ 곧 방송인데. 혜은이씨！ 혜은이씨！" 녹화를 코 앞에 둔 최형석PD. 급하기 짝이 없다. `전국 노래 자랑'제주도 편인지라 혜은이가 오픈닝을 해야 의미가 있는 방송이 될 터. 그러나 정작 혜은이는 대답이 없다. 스태프들이 안타깝게 혜은이를 찾자 희미하게 들리는 방청객 소리 하나. "저, 40분전 쯤 됐을까. 혜은이씨가 강제로 차에 실려 저 쪽으로…. 혜은이씨 표정이 무척 곤혹 스럽던데." "혹시 납치?" 스태프 중 한 사람이 떠올린 생각이 순간 일파만파를 탄다. "비상！ 비상！ 너하고 너는 무대 오른쪽에서 바닷가까지 샅샅이. 너희들 세명은 무대 왼쪽부터 치고 나가서." 혜은이 수색대가 급조되어 행동 개시！ 그러나 횟집에 둘러 싸여 있는 사람이 눈에 띌리 만무. 1시간여를 중문단지를 헤짚고 찾다가 지친 수색대 사이를 여유롭게 들어 서는 혜은이. "어? 녹화 안해요?" 대답 대신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을 최PD로 부터 들은 혜은이. 보통 난처한 것이 아니다. "이를 어떡하나? 이런 큰 실수를 하다니. 어머, 이를 어떡하지?" "납치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죠. 자, 빨리 서두릅시다. 올 스탠바이. 카메라 스타트！ 5,4,3,2,1, 큐우！"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한 혜은이. 그러나 노래만은 하고 볼 일이다. "감수광∼ 광수광∼ 날 어떡헐래 감수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