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철] PK로 100호골 쏘긴 싫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4시 59분
`페널티 골은 싫다.' 프로통산 첫 100골 고지 정복을 눈앞에 둔 안양 LG의 `얼룩치타' （32．MF）이 성대한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시즌까지 통산 98골을 기록했던 은 지난 9일 천안 일화와의 97아디다스컵 프로축구대회 6차전（2대2）서 한골을 추가, 통산 99골로 100골까지 한골만을 남겨둔 상태. 은 남은 한골을 100골 달성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멋지게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사실 은 12일 열린 부천 과의 7차전（1대7패）서 100골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었다. 후반 20분쯤 LG는 수비수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벤치에 있던 박병주 감독은 이 차도록 지시했다. 의 100골 달성을 도와주기 위한 배려에서였다. 그러나 80％대의 페널티킥 성공률을 자랑하는 은 이를 사양하고 후배 이 차도록 했다. "이 득점왕에 등극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100골을 페널티골로 장식하고 싶지않아 양보했다"는 게 의 솔직한 고백. 은 "앞으로 한골이야 어떻게 해서든 못넣겠느냐"며 "기왕이면 팬들의 뇌리에 두고두고 남을 만한 멋진 골로 100골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88년 프로에 데뷔한 은 90년（12골）과 94년（24골） 각각 득점왕에 오른 것을 비롯,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10.8골의 높은 득점력을 과시하며 사상 첫 통산 100골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은 또 13일 현재 프로통산 287경기에 출전해 이 부문에서도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LG 구단은 이 100골을 달성할 경우 1천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할 계획이고 프로축구연맹도 윤의 100골을 기념하기 위해 200만원의 격려금을 책정해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