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역시! 강수연'
기사입력 1997년 04월 11일 14시 20분
월드스타 이 화려한 스크린 비상을 시작했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오랜 사랑과 우정, 배반과 절망 등을 그리는 영화 `깊은 슬픔'(곽지균감독_동양미디어제작)에서 은 여주인공 은서역으로 월드스타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 `깊은 슬픔'의 첫 촬영일인 지난 9일 은 영화속의 캐릭터 오은서가 되어 촬영현장에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옷차림이나 행동거지, 심지어는 말투까지도 이 아닌 오은서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게 제작스태프들의 전언. 특히 홍대 입구의 한 카페에서 있었던 서완()과의 이별 장면은 연기의 절정으로 평가됐을 정도. 이 장면은 완이 은서에게 "이제 그만 날 놓아줘"라는 말로 이별을 통고하는 대목. 이 장면에서 은 완에게로 향한 사랑의 차단에 아파하는, 또 한편으로는 늘 자신을 바라보는 현세(황인성)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은서의 심리를 극명하게 표출해냈다. 이날 촬영현장의 또다른 진풍경은 방송사 카메라들의 열띤 취재경쟁. 각 방송사마다 을 인터뷰 0순위로 꼽았는데, 정작 곽지균 감독은 감정에 몰입하고 있는 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뷰할 틈을 내주지 않는 등 신경전을 펼쳤던 것. 하지만 은 곽 감독의 기우와는 달리 유연한 태도로 방송사 카메라의 인터뷰 공세를 받아 넘기는 등 성숙한 월드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