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황혼을 안락하게 보내며 호텔생활
기사입력 1997년 04월 10일 14시 38분
호텔에서 안락한 노후를 보내는 노부부들이 잇따라 등장,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근 실버세대를 겨냥한 호텔 규모의 최고급 실버타운이 속속 등장하면서 `화려한 노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과 때맞춰 시내 특급호텔이 일부 부유층 노부부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것. 신라, 등 일부 특급호텔은 실버시대에 대비, 주고객으로 떠오를 노인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S호텔의 경우 70대 부부와 60대 독신남성이 생활하고 있으며 또 다른 S호텔에는 60대 부부가 장기투숙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6개월째 S호텔에 투숙중인 김모씨（71）부부는 부인과 함께 산책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해 오전에는 휘트니스 클럽이나 테니스장 등에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인근 병원에 들러 건강진단을 받는다. 저녁에는 주로 사우나를 찾는데, 가끔 아들－딸 내외, 손주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김씨 부부는 세탁물은 호텔에 맡기면 되고 사소한 집안 일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당분간 호텔 생활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특급 호텔이 사우나, 수영장, 헬스클럽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레저를 즐기며 여가를 보내는데 손색이 없을 뿐아니라 교통이 편리한 서울 시내에 위치해 활동이 편리하기 때문. 비용 또한 실버타운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앞으로 이용객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특급호텔의 하루 숙박비는 가장 싼 디럭스룸의 경우 15만∼20만원. 장기 투숙자에게는 숙박비를 30∼50％ 할인해주고 있어 한달 숙박료는 300만원 이내. 최근 이 기흥에 건설중인 실버타운의 경우 보증금 2억여원에 월 이용료는 150만원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송도병원이 서울 신당동에 짓고 있는 서울실버타워는 보증금 1억1천700만∼2억3천400만원에 월 이용료 30만∼55만원 수준. 보증금에 대한 이자를 감안하면 한달 이용료는 호텔과 별 차이가 없다. 홍보실의 안재만씨는 "앞으로 노령화시대가 본격화되면 호텔마다 노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판촉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년층을 위한 편의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