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성인전용 영화관 풍속도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44분
우리 대한민국 서는 `차남문제'나 `비자금'등에 관해서만 논의를 하는 줄 알았지. 그런데 다른 것들도 토의되더군. 바로 얼마전에는 `성인전용관 허용논쟁'이 공청회 형식으로 뜨겁게 논의 됐거든. 시비걸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관'이란 거의 나이가 충분히 든 성인들이 전용으로 이용하는데 무슨 논쟁거리가 되느냐고 하겠지만 여기서의 `관'은 인생의 마지막 신에서 입는 `나무 코트'가 아니고 `영화관'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성인전용영화관'에 대해 필자가 태클성 시비를 걸어 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엔 이미 성인전용관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문체위원회의 영화진흥법개정공청회서 성인전용관 허용을 줄기차게 외치신 분들은 나의 주장이 아주아주 미울 것이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디에 성인전용관이 설치돼 있느냐고 따지실터인데. 자. 내가 가 본 성인전용관에 대해 말해 보겠다. 그 극장 입구엔 분명히 `청소년 입장 절대불가'라는 팻말이 있었다. 포스터에도 크게 `미성년자 관람불가'라 적혀 있었으며 과연 미성년층이 봐서는 곤란할 작품이라는 것이 배경 그림과 제목에서 느껴졌다. 제목이 `아리까리 부인과 만득이'여서 실로 아리까리 했으며 남녀혼욕탕의 탈의실 광경이었는지 옷을 거의 다 벗고 탕 속에 뛰어 들기 일보직전의 장면이었다. 또한 입장료는 일반극장과 달라서 삼국지의 조조가 와도 할인이 안되는 가격이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안 가도 되는 어른들이 아침부터 몰려 오시기 때문에 조조할인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극장안. 영화장면 중에 배우가 담배를 피우면 따라 피우는 성인관객이 많다. 흡연에 대해 양해를 구하긴 커녕 옆자리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그연기를 다 마셔야 한다. 일반극장과는 달리 코를 골며 자는 피곤한 성인들이 많았다. 그러나 노곤한 몸을 쉬다가도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감상을 한다. 극장의 위치는 대개 지하다.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나는데 구린 세파에 후각이 다 상한 성인들이 아니고서는 이 냄새를 어떻게 당해 내는고！ 명작 `일리어드 오딧세이'를 쓴 작가(＝호머)들도 많이 오셨다. 이런 극장이 지천으로 있는데 우리나라에 `성인전용관'이 없다는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