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임선근 8단 ● 정대상 7단
기사입력 1997년 03월 31일 14시 48분
제8보(169∼207)＝이 대국을 보노라면 `불리한 판을 역전시키기보다 유리한 판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중반 흑 석점(▲)을 포획해 망외의 소득을 올린 뒤 필승의 국면을 구축했던 백이다.
그후 안전일변도로 국면을 이끌어 갔으면 알기쉬운 형세였거늘 스스로 치명적인 약점을 상대에 노출시켜 역습을 허용했고 그래서 국면은 또다시 안개 속에 휩싸이게 된다.
그 안개국면이 흑 71까지 거의 일단락된 모습.
백은 애초의 의도대로 중앙 흑진을 휘저었고 흑은 그 와중에 좌상 백 넉점(△)을 사로 잡는 전과를 올렸다.
여기까지 백보다는 흑이 분전한 진행으로 흑으로선 어지간히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
아직 백이 약간 우세한 가운데 종반 마무리로 치닫고 있다.
백 72 날카로운 응수타진에 흑이 73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백 76．78로 끊기더라도 89까지 살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 즉 우변 흑의 삶과 백 90 연결은 맞보기인 셈이다.
이로써 이곳 싸움은 완전 마무리됐고 이젠 본격적인 끝내기로 접어들었다.
흑 91．93은 반상최대. 여기서 백은 94∼98까지 위쪽을 봉쇄했는데 백 1로 호구치고 흑 2에는 백 3으로 지키는 것이 알기쉽고 두터웠다 한다.
그런데 정작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흑 99에 백 100의 응수.
98까지 위쪽을 틀어막은 이상 그 뜻을 살려 백 1∼5까지 위쪽의 집을 사수해야 했다. 그랬으면 미세하나마 여전히 백이 유리한던 국면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