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내게 거짓말을 해봐
기사입력 1997년 03월 31일 13시 24분
"가진 건 돈 밖에 없습니다." 오는 1일 만우절에는 편안한 거짓말로 미팅을 하는 `만우절팅'이 유행할 전망이다. 만우절을 앞두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만우절팅을 기획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만우절팅의 최대 장점은 제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흉이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날 하루만은 어떤 거짓말을 해도 면죄가 되는만큼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말들만 오가 속빈 강정이 될 우려도 있으나 하룻밤을 웃고 지내며 놀기에는 그만이라는 것. 재치와 유머가 곁들여진 선의의 거짓말만 오가는 것을 철칙으로 하는만큼 색다른 미팅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미팅애호가들은 말한다. 만우절팅은 지난해에도 일부 있었는데 애교만점의 농담들이 쏟아졌었다. 자신의 IQ가 160으로 `멘사'(MENSA)의 회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명 탤런트의 친구임을 사칭하는 사람도 있다. 도저히 불가능한 얘기를 함으로써 만우절이라는 점을 좌중에 인식시키면서 분위기를 돋우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만우절팅을 해봤다는 김철균군(20． 2년)은 "D그룹 회장이 큰아버지라 생일 선물로 자동차를 받았다고 했더니 여자쪽에서는 당시 장관이 작은 할아버지라고 응수해 한동안 웃음바다를 이뤘다"고 말했다. 한편 만우절을 이용해 사랑고백을 하는 사람도 있다. 평소 사랑 고백하는데 부담을 느껴왔던 연인들이 이날을 택해 사랑고백을 할 경우 상대가 부담을 갖지 않으면서도 할 말은 할 수 있기 때문. 박현철군(24． 3년)은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사랑고백을 하고 싶었지만 그 애가 부담스러워할까봐 차일피일 기회만 찾고 있던 차에 마침 만우절이 닥쳐 이 참에 사랑고백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지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1년에 단 하루만 할 수 있는 개성있는 미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만우절팅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