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호-박명애] 철인-철녀 '최강부부' 탄생
기사입력 1997년 03월 29일 17시 20분
한국 최고의 철인（鐵人）과 철녀（鐵女）가 부부로 맺어졌다. 철인3종경기 남녀 한국최고기록 보유자인 곽경호씨（29．삼호스포츠센터 수영강사）와 박명애씨（26．영어학원강사）. 지칠줄 모르는 무쇠 체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29일 남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려 한국에서 가장 강한 커플로 탄생했다. 이들의 가시버시 연（緣）을 중매한 것은 바다수영（3.9㎞）, 사이클（180.2㎞）, 마라톤（42.195㎞） 등 총 226.295㎞를 주파하는 철인3종경기. 인간이 고안해낸 것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으로 알려진 스포츠다. 92년 성산포에서 열린 대회에 나란히 참가한 곽경호씨와 박명애씨는 각각 남녀부 1위를 차지하며 시상대에서 처음 만났다. 한번 뛰고나면 체중이 4∼5㎏ 빠질정도로 육체와 정신의 한계상황까지 시험하는 경기에서 정상에 오른 이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사랑이 싹텄다. 철인과 철녀의 로맨스가 본 궤도에 오른 것은 이듬해 코나에서 열린 93세계철인3종경기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란히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명애씨가 부상으로 결승점 8㎞를 남기고 탈진해 쓰러지는 등 불운을 당했으나 아름답기로 유명한 코나 해변을 달리며 서로에 대한 애정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인정한 국내 최초의 남녀 철인인 이들이 92년 당시에 세운 기록은 10시간 31분과 14시간 1분. 한국 최고인 이 기록은 지금까지 철옹성처럼 깨지지 않고 있어 이들의 결합은 가히 철인과 철녀의 만남이다. 결혼식을 마친 이들은 처음 사랑을 고백했던 의 코나 해변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철인3종경기를 `가장 고통스럽지만 또한 가장 달콤한 스포츠'라고 말하는 곽－박 커플. 이들은 앞으로 태어날 2세도 철인경기에 도전하도록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