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입심좋은 DJ로 자리매김
기사입력 1997년 03월 22일 14시 54분
로커 김장훈（34）이 라디오로 무대를 옮겨 `괜찮은 DJ'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0시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CBS FM `김장훈의 우리들'. DJ는 첫 경험이다. 그러나 군더더기 없는 말솜씨, 세련된 유머감각으로 김장훈은 두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채워낸다.
"예전 김장훈이 아닙니다. 약속은 꼭 지킨다는 신조를 세웠죠. 공연한다는 마음으로 방송국에 출근합니다."
매일밤 생방송으로 청취자들과 만나야 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자유인'인 그에게 구속으로 다가오지 않느냐에 대한 시원스런 답변이다.
그간 고（故）김현식의 사촌동생으로 혹은 언더그라운드 가수 등으로 알려져 왔던 김장훈은 지난해 가을 발표한 3집과 함께 변신을 꾀했다.
콘서트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그의 열정적 무대를 TV 등 대중매체에서도 간간이 만날 수 있게 됐으며 전에 없이 `사회성'을 발휘, `괴짜'란 이미지를 벗었다.
수록곡 `나를 잊고 살아줘'를 비롯해 `노래만 불렀지' `파랑새' 등이 꾸준한 사랑을 받아 그의 3집은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굳혔다.
퍽 심각해 보이는 외모지만 일단 입을 열면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게 김장훈의 매력. 그의 팬들에게는 익숙한 특유의 입심이 `우리들'을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다.
또한 장르별로 세세히 음악을 짚어보는 `뮤직 일번지', 유럽 중국 제3세계 노래를 다양하게 들려주는 `지구촌 음악 여행', 가요사의 계보나 숨은 명반을 소개하는 `가요 들여다보기' 등의 코너를 통해 전해지는 그의 음악적 지식도 만만치 않다.
"DJ는 청취자들에게 항상 할 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장훈은 따라서 애드리브로 해내는 `헤어지기 전 한마디'를 `우리들'의 백미（白眉）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