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축구인들부터 축구사랑을
기사입력 1997년 03월 21일 15시 14분
프로축구가 마침내 긴 잠에서 깨어나 팬앞으로 다가간다. 97프로축구가 22일 오후 3시 수원 대전 천안 창원 익산 등 5개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7개월여 대장정의 레이스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올해의 프로축구는 예년과는 사뭇 다른 의미로 장기 레이스를 맞는다. 가장 큰 변화는 신생 대전 시티즌의 참가로 출범 15년만에 두자리숫자인 10개팀으로 경기를 갖게 되는 점이다. 이것은 한국의 프로축구리그도 리그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지난해 주 4일 벌였던 정규리그 경기도 주말로 모아져 선수들이 보다 나은 컨디션으로 팬들앞에 최선의 기량을 펼쳐 보이도록 조정됐다. 이밖에 공정한 판정을 위해 2명의 외국인 심판이 그라운드에 서게 되는 것도 달라진 것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팬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부분은 아마 프로축구연맹이 관중동원을 위해 벌이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일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이 `팬을 위한 프로축구'를 위해 짜낸 홍보전략은 예년과 다른 것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프로축구연맹은 다음달 26일부터 서울 4개소와 지방 20개소 등 전국 24개 극장에 영화가 시작되기전 하루 2회에 걸쳐 프로축구 홍보 광고를 내보낸다. 또 `프로축구 하이라이트'를 32회분으로 제작해 방송 3사를 통해 주 1회씩 방영할 예정이다. 국내홍보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600만 가구를 겨냥해 오는 5월1일부터는 홍콩 스타TV를 통해 한국 프로축구의 영상홍보를 펼치게 된다. 영상홍보와 더불어 97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6명의 미스월드컵을 뽑아 이들 미녀들을 2002년 한일월드컵과 함께 프로축구의 국내외 홍보사절단으로 활용하게 된다. 프로축구의 이같은 적극적인 홍보전략은 프로농구의 출범에 따른 위기의식이 큰 작용을 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월15일 사상 초유의 경선끝에 재선, 올해 4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것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어쨌든 때늦은 감이 있지만 프로축구연맹이 종래와 다른 새로운 각오와 의욕으로 공격적인 홍보전략에 나선 것은 칭찬해 주고 싶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구단과 축구선수 그리고 축구인 모두가 진실된 마음으로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다. 축구인 스스로가 축구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팬들을 향해 어떻게 `축구를 사랑해 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