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첫사랑'품고 행복의 나라로

기사입력 1997년 03월 20일 16시 04분


그녀는 이른 봄, 남(南)에서 마악 북상(北上)한 복사꽃이다. 아니다. 항톳길을 휘돌아 온 냉이꽃이다.더욱 아니다. 진달래꽃이다. 그것도 선연하게 붉은. 그녀는 (崔地雨). 이제 겨우 스물하나. KBS 2TV 주말극 '첫사랑'에서 석희역으로 부-웅 떴다.괴테나 W B 예이츠의 '첫사랑'이란 시를, 그녀는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석류'와 '풋능금'냄새가 난다.인기극 '첫사랑'은 이제 종착역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석희는 찬우( 분)를 '연인'으로 못만들고 있다."모르긴 해도 아마 잘 될 거예요. 작가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찬우를 제연인으로 만들어 주시겠다고" 사근사근한 말씨 부산사투리 억양이 어쩔 수 없이 묻어난다.. 지난 3일부터는 SBS TV일일극 '행복은 우리가슴에'에서 경아역을 맡았다. 약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민우()와 사랑을 하게 된다고.극(劇)이 아닌 현실일 경우, ''과 ''가운데 누가 더 괜찮으냐?고 묻자, 그녀는 꽤나 영리하게 굴었다. "그건 말못하겠네요.괜히 한쪽에 서운한 감정만 안겨줄테니깐요."은 스물다섯.은 스물셋. "용준 오빠는 주관이 뚜렷하고 뭐든 열심이에요. 차분하고 내성적이고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예뻐요(?)""시원 오빠는 자상하고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죠. 몇살 차이가 아닌데도 저를 조카처럼 다뤄요. 귀여워요(?)" 우유부단한 성격은 딱 질색이다. 내숭도 못떤다. 남녀불문 말많은 것에 두드러기가 난다. 맺고 끊는게 분명한 사람이 좋다."전 결혼 빨리하고 싶어요. '어린 신부'가 보기에도 좋고.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는 소릴 들을 수 있는 그런 남자면 오케이지요, 뭐" 부산 수영초등학교-수영여중-덕문여고-부산여전 무용과 졸.에어로빅 전공. 1m73,50kg. 화장은 안하는 편. 꾸미는 것에 서툴다. 그래선지 누구에게나 '수채화(水採畵)'로 다가든다.팬레터는 하루 40-50통씩 날아든다."중-고생들과 군인아저씨들 편지가 많아요. 중-고생들은 제가 누나같고 언니같아서 편안하대요. 군인아저씨들은 그렇지요 뭐.그런데 답장은 한번도 못했어요. 이게 늘상 맘에 걸립니다.". 94년 대학 1년때. MBC TV공채 탤런트가 된다. 경쟁률은 300대 1."별 생각없이 탤런트 시험에 응했습니다. 사촌오빠가 권하는 통에 시럽삼아. 그런데 제꺽붙고 나니 실감이 안나요."초지우는 중-고교때 이따금 '미스코리아'나 '패션 모델감'이라는 소릴 들었다. 대학생활은 엉망일 수 밖에 없었다. 94년 그해 드라마 '전쟁과 사랑'에 동기생 25명중에서 가장 먼저 캐스팅된다."'전쟁과 사랑'은 촬영기간만 1년이었어요. 필리핀 마닐라의 10일간의 촬영을 포함해서. 학교생활과 탤런트 생활을 병행하자니 파김치가 되고 말데요.시험기간땐 당일치기로 부산과 서울을 들락됐지요. 그 덕에 비행기는 원없이 탔구요."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놈의 탤런트땜에 대학생활의 애틋함은 없다. 그저 친구들과 수다떨고 커피마신 것 밖에는.'전쟁과 사랑'이 데뷔작임에도 느 정작 '첫사랑'을 데뷔작으로 꼽는다. "'첫사랑'은 4월 중순쯤 끝난다지만, 전 한동안 '첫사랑'의 후유증에 시달릴 거예요. 아마 두고두고 아릿한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첫사랑'으로 인해 는 카슈,에바스화장품, 동서가구등 4개 기업의 1년 전속 CF모델이 된다.4억원 정도가 글러 들어왔따. 크라운베이커리, LG의 단발 CF에도 나갔다.라고 늘상 '신나는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영화 '귀천도'에 캐스팅, 촬영까지 들어갔지만 그만둬야만 했다."차암 언젠가 가수 마이클 잭슨인 왔었잖아요 그때 운쫗게 그와 만나 악수까지 했어요. 아 휴! 그런데 그는 웬 향수를 그렇게 많이 뿌려요? 손까지도 칠갑을 하는 모양이더라구요.하루 종일 제손에서 향수냄새가 나서 혼났어요."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는 는 어느덧 '투명한 물살'이 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