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원] 출동준비는 끝났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9일 13시 53분
`출동 준비 끝.'
현대 `소방왕' 정명원（31）이 화재경보가 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지훈련에서 이미 90％ 가까운 힘으로 전력피칭을 해온터라 22일 시작될 시범경기에서 실전감각을 다듬는 일만 남았다.
올 시범경기 2게임에 한번꼴로 마운드에 올라 7개구단 모두를 상대로 시험가동을 할 예정.
비교적 발동이 늦게 걸렸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양보없는 구원왕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다.
올시즌 정명원이 구원왕 등극을 위해 넘어야 할 최대의 고비는 자신의 불같은 성격.
쉽게 흥분하는 다혈질이어서 게임을 망치기 일쑤였다.
이를 거울삼아 전지훈련 기간 내내 `마인드 컨트롤'에 정성을 쏟았다.
반복되는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가다듬어 한결 여유를 가질수 있게 됐다.
지난달 중순 알레르기 증세로 한때 훈련을 따라가지 못했지만 스프링캠프 막판 10여일 동안 급피치를 올려 진도를 맞췄다.
하기룡 투수코치는 "지난해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했다"며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피칭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각보다 빨리 베스트 컨디션에 도달한만큼 시범경기에서 충분한 실전가동을 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명원은 귀국 다음날인 18일부터 휴식도 없이 곧바로 인천구장에서 훈련에 들어갔다.
절정에 올라선 기량으로 94년 자신이 세웠던 최다세이브（40） 기록을 뛰어넘겠다는 정명원의 의지가 벌써 인천 마운드를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