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새내기-물이 술로 보여요
기사입력 1997년 03월 19일 13시 24분
대학 새내기들 사이에 `음주 증후군'이 일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모임에서 `술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새내기들에게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상한 생활습관이 생겨나고 있는 것. 음주 증후군의 첫 증상은 주로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나타난다. 가령 부모님께서 컵에 물을 채워 줄 경우 이를 선배들이 따라주는 맥주로 착각, 잔을 약 20도 정도 기울인 채 두손으로 조심스레 받는가 하면 물이 넘칠 것 같으면 얼른 잔을 빼 한방울도 흘리지 않는다는 것. 또 식사를 하며 반찬을 조금이라도 많이 먹는다 싶으면 자신도 모르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는 술 보다 안주가 센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밥을 술로, 반찬을 안주로 생각하고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동생이 스스로 컵에 물을 부어 마시려고 할때 식탁을 손가락으로 두세번 두드리면 중증에 속한다. 빈잔을 스스로 채워 마실 경우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은 3년동안 연애를 못하게 되는데 이를 예방하려면 식탁을 두드려야 한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행동이라고. 이밖에 물을 마실 때는 항상 누군가와 건배를 한 다음에 마셔야 물맛이 난다거나 어떤 음료든지 컵에 가득 채워 한번(원샷)에 다 마셔버리는 것 또한 음주 증후군의 증세 중 하나라고. 황정양(20· 약대 1년)은 "날이 갈수록 음주 증후군에 신음하는 신입생들 늘어나고 있다"며 "실생활과 선배와의 술자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음주 증후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학의 음주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