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허장회 8단 ●김동엽 6단
기사입력 1997년 03월 17일 16시 16분
제4보(42∼69)＝전보에서 백은 △의 곳을 선수로 활용한 뒤 42로 상변을 전개하게 되어 만족한 모습. 그러나 백 42는 미흡한 벌림이었다. 우측 백 세를 최대한 살려 백 1로 한칸 더 전개할 자리.
그래도 흑이 A로 침입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흑은 실전처럼 2로 걸쳐 가는 정도. 8까지 되었을 때 백 9로 상변 일대를 한껏 키우면서 좌변 흑진의 침입을 엿보아 실전과는 큰 차이였다.
실전은 상변 백집 못지 않게 좌변 흑 집도 53까지 덩달아 불어나 백의 불만인 모습. 어쨌든 백은 54∼58까지 좌하 두점을 정비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방치하다간 흑에 어떤 시달림을 받을지 모른다.
이제 눈길은 당연히 우하귀 쪽으로 흐른다. 이곳이 마지막남은 미 해결지. 흑 59는 상용의 수법이다. 백의 응수 여하에 따라 하변 또는 우변을 정비할 수 있다. 백 60 끊음은 일단 당연. 그런데 흑 61에 백 62로 밀어간 수가 과했다.
백으로선 하변보다 우변 쪽에 더 비중을 둔 수인데 결과적으로 백의 대실패.
백 1로 가만히 뻗어둘 자리였다. 다음 흑 2 막음은 필연이고 이때 백 3으로 벌려 놓으면 무난했던 진행. 이것은 좌측 백 말에 힘을 부여할 수 있고 하변에서의 주도권을 백이 움켜쥘 수 있었던 진행이었다.
흑 63 한방에 이어 흑 65로 밀고 나가니 백의 응수가 궁핍한 모습. 결국 66．68로 흑 두점을 잡는 정도였으나 흑 67．69를 각각 선수로 당해 백은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