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정신과 의사가 듀엣 결성
기사입력 1997년 03월 08일 15시 31분
신경정신과 전문의 선후배가 듀엣을 결성해 화제다. 이달말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하는 남성듀오 `창고'의 이범용(37) 김창기(34). 이름만으론 낯설지 모르지만 그룹 동물원이라든가 예전 대학가요제 대상곡 `꿈의 대화' 정도의 설명이면 고개를 끄덕일 팬들이 꽤 있을 거다. 동물원의 멤버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김창기는 그간 `사랑의 썰물' `내사랑' `거리에서' `널 사랑하겠어'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등을 만들며 실력을 인정받은 작곡가이기도 하다. 이범용은 지난 80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이후 노래활동은 접어둔 채 서초동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동양제과의 엔돌핀 껌 CF를 찍기도 했다. 의대 3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학교때 서클에서 같이 노래하던 추억을 되살려 6개월전 음반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범용형의 꺼칠한 허스키 보이스에 내 노래를 담고 싶었다", "감수성 짙은 창기의 음악을 참 좋아한다"는 각자의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앨범 작업에 착수했다. 70년대 분위기가 물큰 풍기는 포크와 발라드를 위주로 추억 끄집어 내기에 몰두했다는 이들은 따라서 앨범 타이틀을 `창고'(倉庫)로 명명했다.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게' `날 기억하는지' `예전의 내가 아니야' `추억이나 다름 없는 것' `고슴도치' `나의 닭갈비' 등 12곡이 두 사람의 색깔 다른 목소리에 실려있다.
"평소 일이 환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거라면 `노래'는 내 마음을 어루어 만져주는 도구다"고 말하는 김창기 이범용은 "좋아하는 이와 함께 해 더욱 유쾌한 작업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