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코스모스] 곤충들이 엮는 '감동 깜짝쇼'
기사입력 1997년 03월 08일 15시 30분
곤충들의 세계를 현미경 영상으로 담아 화제를 모은 오리지널 논픽션드라마 `마이크로코스모스'(Microcosmos)가 마침내 비디오로 출시된다. 하루 만 24시간동안 곤충의 움직임을 극단적인 근접촬영을 통해 펼쳐보이는 다큐드라마로 지난 연말 국내 개봉된 이후 3개월동안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에도 유사 작품이 비디오로 출시됐을 만큼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칸영화제에 출품돼 심사위원들로부터 "영화 100년사에 처음으로 잡아낸 미지의 세계이며 앞으로 10년동안 만들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새로운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기술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제1회 특별초청작으로 선정돼 171개 영화중 관객들의 요청으로 유일하게 앵코르 상영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나비 거미 달팽이 무당벌레 개미 등 곤충들만의 세계를 담고 있으면서도 충격적인 영상장면들은 어떤 픽션 보다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다. 특히 곤충들의 미세한 움직임과 소리를 현미경이나 마이크로폰으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점은 경이로운 정도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개미들이 웅덩이에 모여 물을 먹는 소리가 `쩝쩝' 들린다든가 쇠똥구리의 똥경단 굴리는 소리가 `쿵쿵' 울리는 장면들은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신비한 경험이다. 실제로 15년여의 연구와 3년에 걸친 촬영, 그리고 보통 영화를 촬영하는데 소요되는 필름길이의 40배가 넘는 물량을 투입하는 등 `마이크로코스모스'의 탄생은 말 그대로 노력과 집념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비가 내리고 난 뒤 이끼숲에서 달팽이 한쌍이 마치 연인의 섹스를 연상케하는, 지상 최대의 러브신을 카메라에 담아낸 것도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감독을 맡은 클로드 누리드사니와 마리 페레누는 파리 피에르 & 마리 퀴리 대학에서 생태학과 생물학을 전공한 대학동창 사이. 졸업후 자연생태와 관련된 다섯권의 사진집을 발간한 뒤 곤충다큐멘터리 작업에 본격 착수, `마이크로코스모스'라는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26일 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