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2연패 내발로
기사입력 1997년 03월 07일 14시 48분
"기필코 아시안클럽선수권 2연패를 달성하고 말겠습니다."
작년시즌 득점왕（18골）에 등극했던 천안 일화의 `꾀돌이' （27）이 이곳 콸라룸푸르의 폭염 아래서 팀 재건을 외치며 투혼을 사르고 있다.
코리안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무적' 일화가 작년시즌 힘없이 무너져내린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해서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클럽선수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팀 분위기 쇄신과 자존심 회복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지금 팀 전력은 사상 최악의 상태다.
（31．세레소 오사카）의 J리그（일본프로축구리그） 진출과 박남열 한정국 이영진 등 주전들의 대거 군입대로 곳곳에 구멍이 나 있다.
작년시즌 하위권 팀들 조차도 일화를 만만하게 보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의 생각은 다르다.
전력누수가 심하다지만 동계훈련을 통해 조직력이 점차 무르익고 있는 만큼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1억3천600만원의 연봉 황제, 5년연속 베스트11, 소속팀의 리그 3연패 견인, 게다가 신인왕, MVP, 득점왕 타이틀….
웬만한 상이란 상은 다 받아봤고 이룰 것은 모두 이룬 그다.
그렇지만 팀 성적이 나쁘면 개인의 위업은 빛이 바래지는법. 그래서 이 유독 팀 재건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지켜봐 주십시오. 일화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비장하게 내뱉는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 또한 진하게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