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감독] 프로농구는 자유투승부
기사입력 1997년 03월 05일 14시 46분
"국내 지도자들이나 선수들 모두 자유투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자유투 싸움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요." 80년대 한국농구 최고의 슈터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LG 세이커스 농구단 감독（40）이 진단한 한국 프로농구의 현실이다. 5년여에 걸친 대만 홍궈팀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5일 금의환향한 이감독은 "성급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일단 관중동원면에서 한국 프로농구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감독은 그러나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의 프로의식과 지도력, 세부적인 전술구사력 등에선 아직도 아마시절의 구태를 벗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감독은 "국내선수들이나 외국인 선수, 각 구단 감독들 대다수가 야투나 3점슛에 비해 자유투를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감독은 "현재 국내 프로농구의 자유투 성공률은 대략 60％ 정도인데 적어도 80％대로 끌어올려야 안정감있는 경기운영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자유투 성공률은 꾸준한 반복연습으로 높일 수 있음에도 국내 지도자들이 훈련과정에서 이를 등한시하고 있다"면서 "우리팀의 경우 일부러 훈련에 앞서 15분씩 자유투를 연습, 선수들의 골감각을 유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선수와 용병의 조화에 대해서는 "각팀이 10경기 이상을 치르면서 국내선수들도 외국인 선수에 대해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용병들이 몸값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감독은 국내선수 보호차원에서 다음 시즌부터라도 외국인 선수는 `2명 보유－1명 출전'이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밝히면서 "가능하다면 대만에서 함께 뛰었던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의 경우 `프로에서는 성적만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는 프로의식이 차츰 자리를 잡고 있지만 "지도자들은 전술 구사력이나 용병술, 매너 등에 있어 아직도 아마티를 벗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