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 절반의 성공
기사입력 1997년 03월 04일 15시 31분
"아주 꽝이에요." 몸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OB 진갑용（23）은 대뜸 불만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잘라말한다. 그만큼 훈련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얘기다. 계약금 3억8천만원으로 역대 OB 신인가운데 최고대우로 입단한 진갑용은 LG 임선동 이병규, 롯데 손민한과 함께 올시즌 가장 주목받는 루키중 한명. 아마때의 화려한 명성을 프로에서도 이어갈지 주위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배울게 많다"는게 전지훈련과정을 지켜본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방망이는 합격판정을 받았다. 진갑용은 4차례의 청백전과 긴테쓰와의 연습경기에서 15타수 5안타（0.333）를 기록하는 등 날카로운 배팅실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포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시되는 포지션. 투수리드와 미트질, 2루송구와 블로킹 등 종합적인 수비능력은 프로물을 먹은 1년 선배 보다 한수아래로 평가되고 있다. 감독은 "입단계약이 늦어져 겨울훈련이 부실했던 탓인지 무엇보다 2루송구에 큰 허점을 보이고 있다. 지금쯤이면 시즌때와 마찬가지로 몸이 완전히 만들어졌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체력적인 부담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입단전 훈련을 거의 하지못해 몸무게가 88㎏까지 불었던 진갑용은 오전 8시 특타부터 시작해 오후 9시 야간훈련까지 쉴새없이 몰아치는 전지훈련 강행군에 힘겨워 하고 있다. 훈련다운 훈련을 제대로 받고 있는 진갑용이 `아마의 껍질'을 깨고 진전한 프로로 거듭날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