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4단] 영환도사 또 큰일낼까?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23시 20분
"변방의 북소리가 또 울리려나?" 오는 9일 에서 열리는 제8회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 바둑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환 4단（27）이 이날 9단과 4강전을 치르기 때문. 김4단은 나이로는 신예지만 지난 87년 입단한 중견 기사이다. 입단 후 한두 차례 본선진출에만 만족하더니, 입단 10년차에 접어들어서야 연거푸 국내 기전 4강에 육박하는 등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따라서 대다수 중견 기사들에게는 요즘 떠오르는 태양이요, 나중에 큰 그릇이 되는 대기만성의 표본이다. 그런 김4단이 얼마전 동양증권배 8강전에서 일본 2관왕인 유시훈 7단을 꺾었다. 중견기사들은 모처럼 울려퍼진 변방의 북소리가 결승까지 이어지기를 학수고대. 김4단이 4강에서 9단을 이겨주길 바라고 있는 것. 김4단 대 조9단 전적은 1승7패로 극히 열세이다. 그러나 김4단은 마지막 대국인 지난해 11월 SBS연승전에서 처음으로 조9단을 꺾었다. 자신감은 확보한 셈. 김4단의 별명은 `영환도사'. 둔갑술에 능한 영화 `영환도사'와 이름자가 같고 생김새나 행동거지가 비슷하다해서 후배 겸 제자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김4단은 프로바둑의 산실인 권갑룡（6단）바둑도장의 지도사범으로 여류 최강인 윤영선 초단이 그의 제자. 김4단이 만약 조9단을 이긴다면 이창호 9단 대 고바야시 사토루9단과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