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정신대 피해여성 넋 위로
기사입력 1997년 02월 27일 14시 08분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53）가 첫 한국전시에서 일제의 군화 아래 스러져간 한국 정신대 여성들에게 신작을 봉헌, 눈길을 끈다. 에서 4월 6일까지 열리고 있는 `겨울여행전'에 `기념물-정신대' 제목의 신작 2작품을 내놔, 한국현대사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있는 것. 이 신작들은 제2전시실 4번째방에 `묘지' `버팀대' 등 나치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존 대표작과 함께 전시돼있다. 두 작품은 지난 13일 내한했다 최근 귀국한 볼탕스키가 현장작업을 통해 제작한 것으로, 과천에서 모은 헌옷 400㎏으로 만든 `의복으로 된 벽'과 함께 그의 최신작으로 기록된다. 두작품은 죽음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을 주 색상으로 써서 강렬한 색상대비 효과도 거두고 있다. 한작품은 한국여인을 상징하는 12조각의 흰린네르천을 3중의 철삿줄에 매달아 정신대 여성들의 순결과 억울한 죽음, 슬픔 등을 형상화했다. 또 건너편에는 나무 상자 위에 검은 천을 씌우고 그 위에 사진 없는 빈액자를 놓고, 그 액자를 다시 작은 램프로 비추는 작품 16개로 구성된 설치작품을 배치, 비극적_제의적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유태계 프랑스인으로 유태인 대학살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볼탕스키는 "`정신대' 작품으로 한국현대사에서 집단적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죄의식'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40여점이 출품된 이번 전시에는 얇은 철판으로 만든 사람의 그림자를 촛불이나 조명으로 비추는 `그림자'를 비롯, 대표작인 `미키클럽' `프랑소아 C의 의복' `기념물' 등이 전시돼있다. 503-77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