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우] '1루전보설'에 자존심 상처
기사입력 1997년 02월 26일 15시 04분
"쟤가 맞아?" 해태가 전지훈련중인 하와이 알로하구장 3루쪽에서 계속 흙먼지가 날아 오른다. 파란 인조잔디의 한가운데서 `먼지꽃'을 만들어내고 있는 선수는 3루 아성에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25）. 차영화코치가 때려대는 펑고는 인조잔디의 강한 반발력을 싣고 "쉭"하는 바람소리를 일으키지만 어느샌가 의 글러브안에 빨려 들어간다. "3루를 내주느니 야구를 그만 두고 말지요." 는 시즌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언제부터인가 쌍방울서 이적해온 백인호가 3루를 위협한다는 풍문이 들려왔던 것. 심지어는 감독이 를 1루로 돌리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라는 말까지 귀에 들어왔다. 물론 경쟁심을 유발하기 위한 김감독의 고단수 작전일 수도 있지만 공－수의 핵임을 자부하고 있는 로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대목이다. 가끔 엉뚱한 수비가 터져나와 코칭스태프를 긴장하게 하지만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3루 라인밖에서 1루로 쏘아대는 총알같은 송구는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타격감각은 그야말로 물이 오를대로 올라 작년 출루율 1위（0.453）를 비롯해 타격 2위（0.332）, 최다안타 3위（147개）에 오른 기록을 모두 넘어설 태세다. 하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3루 위험경보'는 선수생활에 일대 위기나 마찬가지. 1루는 체력이 다한 고참들의 종착역이기 때문이다. 가 두눈을 부릅뜨고 `3루 수성'에 나선 것도 선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