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돌아왔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2일 14시 29분
지긋지긋한 병치레를 끝낸다. LG 박종호（24）의 올시즌 목표는 전경기 출전. 한 차례의 부상없이 붙박이 2루수로서 제자리를 지키고 싶다. 92년 입단 이후 5년동안 그는 온전히 건강하게 마친 시즌이 없다. 93년의 왼손 부상, 94년의 왼쪽 발목 부상, 작년의 왼쪽 손목 부상. 마음은 언제나 다이아몬드 위를 달리지만 병상 속의 공염불인 때가 더 많았다. "흥에 겨워 야구를 했지만 몸을 아끼는 법은 몰랐습니다. 경기를 뛸 수 없다면 내 의욕도, 야구실력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젠 깨달았습니다." 올해 박종호의 야구는 성숙해진다. 수비 동작 하나, 베이스러닝 동작 하나를 익혀도 매끄럽고 더욱 자기방어적인 방법을 택한다. 부상이 없는 것도 실력. 일류선수가 되기 위해 꼭 갖춰야할 덕목이다. 박종호의 2루 복귀로 LG는 94년 우승 당시의 －박종호 `황금 키스톤'을 되돌려 놓았다. 코치진의 기대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엑스트라 수비훈련을 시킨다. 박종호 역시 지치지 않는 훈련욕심으로 보답하고 있다. 틈틈이 튜빙으로 손목강화훈련에 땀을 쏟으면서 야간의 자율 스윙훈련도 거르지 않는다. 타격자세는 아직 힘을 덜 받지만 수비는 그대로 전성기의 모습이다. 박종호는 괌 캠프의 룸메이트인 선배 송구홍（29）과 나란히 첫 전경기 출전 기록을 겨루기로 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인기 높은 두 내야수가 그동안 톡톡히 박수값을 치렀던 셈이다. "팬들에겐 칭찬받지만 코치님은 고개를 젓는 플레이가 많았죠. 올해는 달라집니다." 팬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이젠 알아버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