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노래교실] 신세대 부부들에게 인기
기사입력 1997년 02월 22일 14시 15분
옆에 옆에 옆에 옆으로/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뱅그르르 돌고, 펄쩍 뛰고, 데구루루 구르고…." 15일 오후 6시30분 서울 신촌 그레이스백화점 9층 여성문화센터내 음악교실. 점잖은 의사 부부가 각각 6살, 5살바기 아들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김윤신(36．해부병리과 전문의) 임회순씨(34．치과의) 부부가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동심으로 돌아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초부터. 김씨 부부는 "주말마다 혼자 골프나 낚시를 떠나는 아버지를 둔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될 리가 만무하지 않겠느냐"며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의 참여가 아직은 미흡한 편이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가족노래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가족들의 의견도 별 차이가 없다. 딸 김지원양(7)과 함께 온 이현숙씨(38．예일초등학교 교사)는 "주말에 문화센터에서 배운 것을 주중에 반 아이들에게 가르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창작동요의 경우 특히 노랫말이 예뻐 우리말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른들은 가족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확 풀 수가 있고, 아이들은 부모 형제와 함께 노래하는 과정에서 정서적인 안정을 되찾을 수가 있어 한마디로 일석이조라는 것이 수강생들의 한결같은 의견. "처음에는 좀 서먹서먹한 감도 없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끼리는 물론 다른 가족간의 친분도 두터워져 갈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돼 가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강사이자 프리랜서 동요가수 류지연씨는 "9개월전부터 `엄마와 함께 동요교실'을 해오면서 아빠도 참여하면 안되느냐는 문의를 자주 받아 3개월전부터 `가족노래교실'을 병행하게 됐다"며 "동요위주로 하되 건전가요나 가곡 등을 양념처럼 집어넣어 온가족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씨는 새봄을 맞아 더 많은 가족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2일 그레이스 백화점에 이어 25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블루힐 백화점, 28일에는 서울 잠실 롯데문화센터 등에서 각각 가족노래교실 무료공개강좌를 마련한 뒤 오는 3월초부터는 이들 백화점 문화센터를 돌며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가족노래교실을 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