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새내기 근성 만점
기사입력 1997년 02월 21일 15시 19분
이미 근성도 프로다. 공－수－주에서 `마음에 쏙쏙 드는' 새내기 이병규（23）가 승부근성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남과의 경쟁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한발짝의 양보가 없다. 괌 전훈을 시작하자마자 프리배팅의 우등생으로 떠오른 이병규가 처음 맞닥뜨린 호적수는 `7억신인' 임선동（24）. "좋은 공 줄테니 맘껏 휘둘러"라던 배팅볼 투수가 몸쪽에 바짝 붙여 총알직구를 쏘아댔다. 두차례의 헛스윙에 열이 오른 이병규는 `틱틱' 파울을 쳐대고도 타석에서 요지부동. "너 세번 다 쳤어. 이제 나와！" 차례를 기다리던 선배 심재학이 채근했지만 씩씩 대는 이병규의 오기 스윙은 멈출줄 몰랐다. 투－타 최고액 신인이 실전같은 프리배팅을 치르고 난 살벌한 저녁, 이병규는 엑스트라 타격훈련조에 남았다. 제 타구에 발목을 맞고도 아랑곳없이 한 박스의 공을 남김없이 펜스로 넘기고 나서야 방망이를 놓았다. 베이스 위에서도 `대충 대충'이 없다. 투수와 내야수의 수비 포메이션 연습때 주자역을 맡는 외야수는 적당히 수비수의 기분을 맞춰주게 마련. 오로지 이병규만 에누리가 없다. 빠른 발과 번뜩이는 재치로 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달리니 줄곧 세이프다.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해서 걱정"이라던 김인식수석코치가 "병규는 절대 안 착해요. 야구 아주 잘 할 겁니다"라며 엉뚱한 자랑이다. "실력으로나 근성으로나 우리 팀의 역대 최고 신인"이라는 김코치의 장담. 농담조로 내뱉는 "제 스윙엔 결점이 없어요"라는 스스로의 능글맞은 말처럼 아직 어느 코치도 이병규의 결점을 찾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