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보는것이 아닌 즐기는 연극
기사입력 1997년 02월 19일 16시 00분
극단 한양레퍼토리는 서울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드라마틱 뮤지컬 `해피 엔드'(도로시 레인 원작,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시, 김대현 연출)를 공연하고 있다. 어렵고 무겁게만 인식되어온 서사극 이론으로 유명한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의 희곡을 젊고 패기에 찬 극단 한양이 재미있고 유쾌한 감각으로 만든 작품. `드라마틱 뮤지컬'은 상업적인 저속함을 지양하고 관객에게 연극적인 감동을 주며 소자본으로 만들 수 있는 극형식. 우선 멜로드라마 형식을 취하고 있어 편안하게 관극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 놀이극을 충분히 활용, 연극을 `보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게 특징. 한 갱단의 행동대장인 번개는 우연히 자신이 경영하는 맥주홀에서 전도차 들린 구세군 주영원을 만나 이야기를 하게된다. 그 사이에 갱단에 협박당해 매달 돈을 빼앗기던 기동찬 약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현장에서 발견된 번개의 권총 때문에 번개는 살인용의자로 체포된다. 그러나 이 일은 조직내에서 그의 지위를 노리던 나카무라가 조작한 것.
이후 주영원과 번개 그리고 나카무라 사이에 서로 얽히고 설키는 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번개와 나카무라는 결투를 벌이게된다. 한편 갱단은 오랫동안 계획했던 은행털이를 실행한다. 모든 계획은 완벽했지만 번개는 자신을 찾아온 주영원과의 대화 때문에 약속된 장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그 때문에 갱단의 두목 불나비는 번개를 처형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때 죽은 줄 알았던 나카무라가 등장하여 위기는 고조된다. 드디어 번개의 처형이 임박해질 때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구세군의 변해도 대위가 나타나고, 불나비가 자신의 아내임을 알게된다. 결국 갱단의 두목 불나비는 잃었던 남편을 되찾은 기쁨으로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은행을 턴 돈을 구세군에게 기증한다는 게 극의 흐름.
결국 이 무대는 브레히트가 추구하고자 했던 `돈과 인간 삶의 상관관계의 추구'라는 사회주의 연극의 표현양식을 재미와 웃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탤런트 최영재를 비롯, 전현아 최용민 신용욱 이문식 송경희 최선중이 출연한다. 3월30일까지. 오후 4시, 7시30분. (02) 747－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