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이야기] 산바람 (4)
기사입력 1997년 02월 18일 14시 50분
바로 원시 생명체가 다시 나타났을 때 그 생명체의 발전을 촉진하고 빨리 진화할 수 있게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심금을 울리는 감동에 대해서는 모든 육체의 힘을 쏟아붓듯이(예를 들어 이주열이나 박종철 열사 사건때 온 국민이 분개하고 일어나듯) 떠다니는 영혼은 원시 생명체의 영혼의 가능성을 자극해 진화를 가속화 시켰을 것이다. (생명체에서 영혼이 탄생할 수 있듯이 모든 생명체는 영혼의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그 원시 생명체의 영혼도 성숙할 테고 영혼이 영혼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금 인간까지 생명체가 진화를 했다면 우리는 영혼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 영혼은 우리 안의 영혼에 작용하여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 움직임은 아마도 육신을 갖고 있는 생명체가 보다 더 강하고 영속하기 위함일 것이다. 즉, 영혼은 우리의 마음에 작용해 끊임없이 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영혼은 현실적인 에너지는 없으나 마음을 미혹시키거나 흥분시켜 육체의 힘을 유도하는 이전 단계의 에너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도 있듯이 영혼이라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닐 게다. 어떤 영혼은 너무 억울하게 죽어 한스럽게 이승을 떠돌면서 다른 사람들도 자기 같이 망하라고 파괴적인 마음을 불러 일으킬 테고, 어떤 영혼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마음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무당이 산기도를 하면서 먼 곳에 있는 아이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기운이 좋은 곳에서 영혼을 달래니 그 영혼은 더 이상 악한 마음을 먹지 않고 아이를 덜 괴롭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영혼을 달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려면 비현실과 현실, 죽음과 삶을 함께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의 세계(무의식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사람은 잠시 순간은 그러할 수 있어도 그 기운을 항상 짊어지고 살 수는 없다. 영혼에 홀리면 죽는다는 말도 있듯이 죽음의 세계와 가까이 하는 사람은 현실의 몸이 못견딘다. 죽음은 죽음이고 삶은 삶인 것이다. 언젠가 누군가가 믿을 만한 무속인 한 명을 소개시켜 달라고 했을 때 아직 그런 사람은 한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신기는 일순간은 발휘될 수 있어도 지속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치거나 죽지 않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