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김병철] 양철콤비 전성시대
기사입력 1997년 02월 15일 16시 15분
"프로무대에서 다시한번 `제2의 우승신화'를 이룩하겠다." 대구 동양 오리온스의 소띠 동갑내기 （24）과 （24）이 프로농구 원년리그 우승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았다. 농구명문 경복고 출신의 과 를 거친 은 고교시절 각각 소속팀 주전으로 정상자리를 놓고 불꽃튀는 대결을 펼친 농구 엘리트. 지난 92년 나란히 에 입학한 이들은 4학년이던 95년엔 6개 대회를 휩쓸며 팀을 대학전관왕에 올려 놓았다. 4년간 안암동 숙소에서 동고동락하던 `양철 콤비'는 96년 2월 졸업, 다시 동양제과에서 한솥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코리안리그서 신생팀 돌풍을 일으키며 코트를 누빈 끝에 `창단 27일만의 우승'이란 작은 기적을 연출해 냈다. 젊은 패기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일궈낸 `깜짝 우승'은 기존 농구판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던 대사건. 하지만 양날개 가운데 하나인 이 지난해 9월과 12월 두차례나 심하게 발목을 다치면서 팀전력에 구멍이 뚫렸다. 이바람에 96∼97농구대잔치서 상위권이 예상됐던 동양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하는 비운을 맛봤다. 탈락의 아픔을 프로농구에서 씻어내기 위해 과 은 의기투합, 다시 무서운 기세로 동양의 초반 활황세를 주도하고 있다. 은 절정에 오른 슛감각으로 미들슛 3점슛 골밑슛 등을 쏙쏙 꽂아넣으며 공격의 최일선에 섰고 넘치는 탄력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14일 현재 6게임서 게임당 평균 27.5점을 성공시켜 용병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득점랭킹 10걸중 7위로 `토종스타'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부상후유증을 겪은 의 정상가동은 다소 더뎠다. 시즌 개막후 4게임서 10점 안팎의 득점력을 보이다가 지난 12일 현대와의 경기서 23점을 터뜨리며 비로소 외곽포에 불길을 댕겼다. 이방인 동료 토니 매디슨의 가세로 공격부담과 상대견제가 줄어들어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을 올렸다. 과 듀오의 위력이 진가를 발휘한 것이 14일 대구에서 벌어진 나산과의 홈게임. 고비마다 외곽슛을 꽂아넣고 결정적인 가로채기와 골밑장악 등으로 손발을 척척 맞춰 가며 47점 15리바운드를 합작, 4연승과 함께 팀을 공동선두에 올려놓았다. 공－수를 이끌며 시너지효과까지 일으킨 `바늘과 실'의 눈부신 활약은 우승후보 동양의 전력을 극대화시키며 1년만에 또한번의 `신화'를 향한 강한 추진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