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0돌맞은 예술의 전당 거듭나기
기사입력 1997년 02월 14일 14시 15분
국내 최초의 복합 문화공간인 예술의 전당이 15일로 창립 10돌을 맞았다. 지난 87년 문예진흥원에서 재단법인으로 독립하면서 본격 출범한 예술의 전당은 음악당, 서예관, 미술관, 예술자료관, 오페라하우스등 각 장르를 아우르는 시설을 거느린 예술전용센터. 예술의 전당은 지난 9년간 5천700여회의 공연과 483회의 전시를 통해 총 83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자리잡았다. 교향악 및 실내악축제, 청소년음악회, `한국의 소리와 몸짓'시리즈, 우리 시대의 연극, 우리 시대의 춤 등 활발한 기획공연과 특히 예술감독제를 처음으로 도입해 지난해 오페라를 자체 제작, 공연한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나인 투 나인' 전화안내 서비스, 어린이 놀이방을 개설한 점도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예술의 전당이 시민의 친근한 쉼터이자 세계 수준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섬처럼 외따로 떨어져 있는데다 대중교통편이 없어 시민들이 찾아가기가 어렵고 편의시설도 태부족이라는 점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 오페라단이나 오케스트라 등 자체 공연단체가 하나도 없어 공연의 60∼70%가 대관공연으로 채워지고, 예산도 공익자금과 국고 지원에 의존해 재정자립이 요원한 점이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예술의 전당 특별법'. 정부로부터 실질적으로 독립, 재정과 운영 모든 면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예술의 전당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SAC(서울 아트 센터) 비전 2007'을 수립, 21세기를 대비한 장기발전 전략을 세웠다. 이 계획은 특별법 제정을 중심으로 각 공연장을 연결한 종합축제 개발, 고유 브랜드의 프로그램 발굴, 5백억원 모금을 목표로 한 후원회 구성, 쾌적한 문화공간 조성이 그 핵심. 창립 10돌 기념행사는 18일 오후 5시부터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오후 2시에는 `지난 10년, 앞으로 10년'이란 주제로 세미나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