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식] 주전 오르겠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8분
프로축구 부천 의 올림픽대표 출신 （李元植·24·FW）이 무섭게 달라지고 있다. 그를 보고 있으면 프로세계의 `생존법칙'이 섬뜩하게 다가올 정도다. 지난해 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그는 한마리 순한 양에 불과했다. `날쌘돌이' `비호（飛虎）'등의 닉네임은 스피디한 그의 모습을 상징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뼈저리게 느낀 `적자생존'의 원칙은 그를 더이상 날쌘돌이로 머물러있지 않게 만들었다. 1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우엘바 보주즈경기장에서 열린 자체 연습경기서 은 또 하나의 별명을 얻었다. `새끼 터미네이터'. 프로 2년차에 불과하지만 선배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악바리 근성 때문이었다. 어느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드는 투혼은 흡사 `살아 남아야 한다'는 독백처럼 귓전을 울렸다. 96애틀랜타 올림픽대표로 본선무대를 밟긴 했지만 늘 교체멤버로 뛰어야 했던 한（恨）이 남아있는데다 소속팀 에서도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그를 자극시키고 있는 것. 올시즌 역시 상황은 그다지 녹록하지 못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주전경쟁을 벌였던 선배 조정현이 부상으로 물러나 기회가 왔지만 최근 입단한 아르메니아 용병 카라페트（28）가 호시탐탐 자리를 엿보고 있기 때문. 게다가 기존의 백승우 김윤근 오경석 역시 함께 자리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여서 그로서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그는 올시즌 `베스트11' 밑그림 완성의 마지막 코스인 우엘바 동계캠프에서 진가를 발휘해 그동안 자신을 교체멤버로 붙들어 매놓은 니폼니시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을 참이다. "반드시 여기서 결판을 내겠습니다. 더이상 `꿩대신 닭' 취급은 받지 말아야지요." `새끼 터미네이터'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