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취미] 꿀벌 없지만 나도 양봉가
기사입력 1997년 02월 11일 18시 32분
꿀벌을 기르지는 않지만 양봉가로 통하는 사람이 있다.양봉 우표 수집가 김서용씨(41 회사원)."꿀벌의 세계는 인간 사회만큼이나 복잡하고 신기하죠. 알면 알수록 더욱 오묘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7년전 김씨가 테마 우표를 시작하며 다른 많은 곤충들 중에 꿀벌을 테마로 택한 이유다.김씨가 그동안 모아 온 벌의 관련 우표 및 우취 자료는 모두 2천 500여종으로 국제 대회에서 4회나 입상햇을 만큼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고대 이집트에서는 벌이 왕권을 상징했죠. 중세에는 벌꿀이 종교 의식에 이용됐으며 근대로 넘어 오면서 꿀벌이 유럽 도시의 문장속에 등장할 만큼 도시 양봉이 중요하게 여겨졌죠."그는 우표를 통해 양봉의 역사는 물론이고 꿀벌의 생물학적 분류, 밀원 식물과 양봉산물, 벌집 구조의 건축학적 해석까지 그야말로 양봉에 관련된 모든것을 고찰하고 있다.기씨는 이런 방대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양봉이 나타나 있는 고고학 문서를 뒤졌고 양봉농가를 찾아가 꿀도 따보고 꿀벌에 쏘이기도 하는 등 양봉가로 손수 일을 해야 했다고.김씨는 현재 양봉가들의 모임인 한국양봉협회와 농대내 한국양봉학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꿀벌에 대해서는 전문가다."한국산 아카시아꿀은 그 품질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죠. 눙산물 시장 개방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서둘러 이런 고품질의 양봉상품을 개발해야 합니다."건강식으로 벌꿀을 즐겨 먹고 있다는 김씨는 관련 상품의 열렬한 소비자이기도 하다."주위에서는 저를 가리켜 벌을 기르지 않는 양봉가라고 자주 말하죠. 가끔 저도 우표 수집가와 양봉가 사이에서 헷갈릴때가 있지만 역시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우표수집이예요."현재 테마 우표 모임인 '한국테마클럽'의 회장인 김씨는 매주 한번씩 초등학교에 나가 우표 수집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