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 배짱이 있어야 산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10일 17시 00분
`배짱으로 삽시다.' 롯데 (24)가 골드코스트에서 `차돌배짱'을 키우고 있다.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카라라구장에서의 훈련은 `배짱 키우기'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얍"하는 고함과 함께 폭염속으로 내닫는 달리기부터 시작해 캐치볼→복근단련→수영→고무줄당기기→섀도피칭 등으로 이어지는 모든 훈련이 활기차고 의욕적이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중요하지 않다. 목표도 몇승하겠다가 아니고 내 자신을 찾는 것이다." 작년 그는 역대 최고인 5억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5억원은 보통사람이 복권에나 당첨돼야 만져 볼 거금이다. 월수입 150만원의 샐러리맨은 한푼 안쓰고 28년을 저축해야 한다. 첫해 성적만 놓고보면 롯데는 `크게 밑지는 장사'였다. 27경기에 나가 2승5패 8세이브, 방어율 7.43. "속았다"는 말이 작년 구단사람들의 유행어였고 는 겨울훈련을 소홀히 한 탓이라고 `변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계약날짜가 선수단의 전지훈련 출국 날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작년말 두달간의 하와이윈터리그를 갔다왔고 호주 전지훈련도 선발대로 1주일 먼저 시작했다. 두번다시 `훈련부족'을 변명으로 내세울 수가 없다. 올해도 부진하면 `원래 작은 그릇'으로밖에 평가받지 못한다. 요즘 는 첫해 부진중의 하나를 배짱이 없었던 데서도 찾았다. 공에 믿음이 없자 타자들이 두렵고, 슬럼프를 헤쳐갈 방법도 몰랐다는 것. 그런 그에게 작년말부터 계속된 강한 훈련은 캐치볼에도 힘이 실리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투수＝배짱＝훈련'의 `삼단공식'을 비로소 깨우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