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매디슨] 나래전 62.5% 야투성공 41득점
기사입력 1997년 02월 03일 15시 26분
농구에서 `슈팅가드'란 포지션은 슛만 잘 넣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포인트가드의 역할과 함께 유효적절한 위치선정으로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해야 한다. 이같은 슈팅가드의 복합적인 성격 때문에 가장 재질이 뛰어난 선수만이 슈팅가드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34）도 슈팅가드라는 사실만 비추어봐도 천재적인 재능을 갖춘 선수만이 슈팅가드로서 성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양 오리온스의 `신병기' 토니 매디슨（26）은 물론 조던의 신기（神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3점슛에서 만큼은 조던과 비교해 꿀릴 게 없다. 연습경기서 매디슨이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찬스만 나면 꽂아넣는 3점포에 동양 박광호 감독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당초 김광운이 고군분투하던 포인트가드 자리에 매디슨을 넣으려고 작정했던 박감독은 을 스몰포워드로 돌리면서까지 그를 슈팅가드로 중용하게 됐다. 2일 나래 블루버드와의 경기서 첫선을 보인 매디슨은 이날 16개의 야투를 던져 10개를 적중, 62.5％의 성공률을 보였다. 매디슨의 야투 성공률은 농구의 본바닥인 미국에서도 좀체로 보기 힘든 기록. 이날은 팀플레이를 위해 3점슛을 아꼈는데 3개를 시도해 2개를 바스켓에 명중시키며 은근히 고감도를 과시했다. 또 1m88, 91㎏의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스피드와 탄력을 이용한 매디슨의 속공능력은 국내선수들도 따라붙기 힘들 정도. 거기다 유난히 긴팔을 이용한 그의 인터셉트 능력은 장차 국내 가드들이 드리블링할 때 경계해야 할 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처음 동양 오리온스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때 드리블링과 돌파력에 자신이 있는 매디슨은 틈만 나면 골밑 돌파를 시도해 분업농구를 지향하는 박감독으로부터 혼쭐이 나기도 했다. 매디슨은 이제야 용병의 냉혹한 생존법을 터득했다. "독불장군이 되어선 안된다.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조해야만 나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