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내일은 최고포수

기사입력 1997년 02월 01일 15시 31분


쌍방울 박경완（25）은 수험생이다. 훈련장인 일본 오키나와 나하구장에서는 포수, 숙소에 돌아오면 책상머리가 그의 자리다. 투수들과 땀흘리는 시간을 빼곤 머리를 긁적이며 연필에 침을 묻힌다. 대학입학의 좁은 문을 노크하는 향학열이 아니다. 진정한 최고가 되기 위한 도전. 작년 골든글러브를 수상, 주위에서 최고로 인정해 줬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모자란 점 투성이다. 그 중 가장 부족한 점이 투수리드와 타자분석. 수험생을 자청하고 나선 이유다. 노트에 타자 이름과 약점, 강점을 빽빽이 적어 놓고는 중얼거린다. "아직 노련미가 부족하다. 삼성에서 데려온 노장 김성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감독의 공공연한 발언을 생각하면 한눈을 팔 수가 없다. 훈련뒤의 피곤이 몰려오지만 "공부하는 선수가 최고에 오른다"는 좌우명을 되뇌며 편안히 눕고싶은 마음을 이겨낸다. 이와함께 타격폼 변화도 풀어야 할 숙제. 타격할 때 왼발을 들고 타이밍을 맞추는 자세로 바꿨다. 작년시즌 76타점을 올려 팀내 타자고과 1위에 올랐지만 113개나 당한 삼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다.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포수가 되겠다. 작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자만하지 않고 진정한 최고로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 91년 연봉 600만원의 연습생으로 입단, 올해 7천700만원의 고액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박경완의 `성공이야기'가 97년에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