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호랑이 마운드 영파워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8분
지난달 31일 대만 전지훈련을 마친 해태선수단이 묵직한 선물꾸러미를 안고 돌아왔다. 바로 고졸 듀엣 임창용（21）과 （20）. 신용균 2군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번 전지훈련 `최대의 수확'으로 이들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국내에 남아있던 투수들은 긴장해야 할걸." 임창용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사이드암스로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스리쿼터형 투수였으나 변화구를 구사할 때면 팔이 아래로 처지는 통에 아예 사이드암으로 폼을 통일한 것. 덩달아 주무기인 커브가 위력적으로 살아났다. 오른쪽타자의 인코스로 파고 들다 아웃코스로 무섭게 휘어져나가는 커브는 전지훈련 내내 타자들을 침묵하게 했다. 작년 선발－마무리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48경기에 출전, 7승7패를 거뒀던 임창용은 "마당쇠 역할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내친 김에 선발자리를 노려 보겠다"라고 할만큼 자신이 넘친다. 도 볼끝과 변화구 구사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피칭밸런스가 완벽하게 잡히며 143∼144㎞를 넘나들던 직구가 묵직해졌다. 또 작년말부터 하나둘씩 던져보던 신무기 포크볼도 실전용으로 가다듬었다. 제4의 선발 확보를 뛰어넘어 10승대 투수에 오르는 것이 목표. "작년 9승（5패）에 그친 아쉬움을 만회하겠다. 두자리승수는 문제없다." 작년 11월 마무리훈련부터 이번 대만 전지훈련까지 3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이들은 당장이라도 실전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 컨디션도 좋다. "어깨가 근질거릴 지경이에요.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어요."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의 `대만 반란'이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