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무새] 입과 눈 함께 즐기세요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2분
`맛집이요, 눈요기집이요?' 포천군에 있는 `들무새'를 찾으면 누구나 이런 질문부터 한다. 장식물 중에서 울뚝불뚝 남성 심벌을 상징한 양물(陽物)이 무려 50개. 사람 키만한 원목을 통째로 깎아 눈과 입을 만들면서 위고 아래고 남근을 새겼다. 굵은 머리와 코가 영락없는 귀두. 꼬챙이처럼 긴 것이 있는가 하면, 미사일 탄두마냥 뭉툭한 것 등 생김새도 제각각이다. 군데군데 나무의 옹이는 여자의 젖가슴. 해외토픽감인 들무새의 양물은 여자 화장실에도 2개나 서 있다. 민망해하면서도 쓱쓱 만져가며 웃음 분위기를 띠는 곳. 화장실에는 소파, 화장대, 전화기가 놓여 있는 완전 호텔급이다. 식도락계에 `다국적 맛 카페'로 통하는 들무새는 `뒷바라지로 쓰이는 물건처럼 잘 섬긴다'는 뜻의 순 우리말. 생긴 지 반년밖에 안됐지만 금세 `양물집'으로 유명해졌다. 주인 김종섭씨(49)가 지난 5년간 전국을 돌다 `음 이런 집은 없군'하며 꾸몄다는 한식풍 아름드리 원목집이다. 들무새의 차림새를 훑어보면 호텔 바와 레스토랑을 합친 것 같다. 목등심과 소시지, 갈비와 베이컨을 참나무로 구운 훈제 모듬 바비큐를 주렁주렁 매달아 요리하는 유럽식이다. `양고기 포도주 꼬치요리'로 이름이 긴 양등심케밥은 소스 맛이 색다른 중동식. 소안심에 야채, 크림수프에 마늘빵과 파스타, 샐러드는 러시아식 칠리수프정식이다. 3대 해물 철판구이는 북미식이다. 마늘버터로 범벅하며 구운 왕새우는 스태미나감. 바닷가재요리는 그라탕과 파스타, 샐러드가 따라나온다. 철갑상어알과 날치알에 입안을 개운케 하는 꽃봉우리 케이퍼 3알을 얹어 쌈싸먹는 연어회는 요구르트와 생크림 와인을 섞은 소스맛이 시원하고, 샐러드와 드레싱 소스가 입안을 어리둥절케 한다. 20여가지의 고급 요리는 호텔가의 절반이하인 1인분 1만5천원 안팎. 광릉수목원에서 포천쪽으로 314번 길을 따라 차로 5분쯤 가다 오른편에 있다. 0357－34-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