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3관왕 야망
기사입력 1997년 01월 30일 14시 15분
"이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야구에만 매달려 볼랍니다." 해태의 `야구천재' （27）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광주구장을 달리고 있다. 줄곧 최고타자 대우를 주장하다 지난 26일 전격적으로 연봉 1억1천만원에 계약, 삼성 （1억2천만원）에게 1인자 자리를 내준 은 그뒤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무 쉽게 도장을 찍었다"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연봉협상을 더이상 끌지 않고 구단제시액에 따른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연봉액수를 떠나 구단에서 보내주는 변함없는 믿음을 확인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최고연봉을 1년뒤로 미룰 수 있는 확실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3년만의 영광 재현.' 바로 이 올시즌을 앞두고 꿈꾸는 목표다. 3년전인 94년 데뷔 2년차이던 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타율（0.393）, 최다안타（196개）, 도루（84개）, 출루율（0.452） 등 4관왕에 올랐다. 이 출전하는 경기 하나하나가 곧 한국 사의 새로운 기록으로 이어졌다. 그뒤 방위복무로 당시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우선 3년만에 다시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지난시즌 훈련량 부족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꼈던 은 또다시 그와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미 한달전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타석에서 갑자기 서두르는 나쁜 습관이 생긴 것도 체력적인 문제가 주된 원인이었다. 전지훈련을 통해 하체강화와 선구안을 보강한다면 타격왕 탈환은 물론,최다안타와 트레이드 마크인 도루까지 최소 3관왕은 자신하고 있다. "올해는 관심있게 지켜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뜻하지 않은 부상만 없으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타격 3관왕에 시즌 MVP, 시즌이 끝난 뒤 맞아들일 예비신부 정정민씨에게 주는 의 확실한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