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능금] 농약대신 보약을 먹고 크는 사과나무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54분
`한방사과'를 아시나요. 최근 농약이 아닌 한약을 뿌려 재배한 한방사과가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가야산 기슭에 자리한 경북 성주군 수련농협은 최근 기존의 농약 사용량을 절반 이상 줄인 대신 사람들이 보약으로 먹는 계피, 당귀, 감초, 생강, 마늘, 인삼 등의 한약재를 주어 키워낸 한방사과를 선보였다. 한방사과는 재배방식이 특이한 것만큼이나 품질도 탁월해 지난 3일 처음으로 시판된 후 채 20일도 안돼 1차 주문량이 동이나 수련농협측은 2차 주문량을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람처럼 보약을 먹고 자란 사과나무는 면역성이 강해져 농약 없이도 병충해에 잘 걸리지 않으며 생장활동도 왕성해진다. 따라서 이런 정력이 센（?） 나무에서 열리는 사과는 당연히 알도 굵고 맛있게 마련. 실제로 당도는 다른 사과보다 2∼3도 가량 높고 향 또한 훨씬 강하다. 한방사과를 재배하는 박만호씨（48）는 "사과는 과수농사 중 농약을 가장 많이 사용, 1년에 15회 이상 뿌려야 한다. 하지만 한방사과는 1년에 5∼6회 정도만 농약을 뿌리는 대신 한약재를 써 사과나무의 자생력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가격은 14개들이 한 박스에 1만1천500원으로 다른 사과보다 개당 100원 가량 비싸지만 품질면에서는 월등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것이 판매관계자의 말이다. 이곳에 와서 한방사과를 구입한 김현주씨（33． 수성구 수성동）는 "향이 뛰어나고 시원한 맛이 다른 사과에 비해 훨씬 더한 것 같다"며 "특히 농약 사용량이 적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의 16개 농가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한방사과는 올해 60t가량이 수확됐는데 농협측은 앞으로 생산량을 매년 10％ 정도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