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연봉 항복 (?)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47분
해태 （26）이 흔들리는가. 그라운드에서 거칠 것없던 `야구천재'도 연봉협상 테이블 앞에서는 발을 구르고 있다. 지난 23일 2차 연봉협상을 마친 뒤에는 몹시 어두운 표정이었다. 구단제시액은 1차와 마찬가지로 1억1천만원. 은 1시간에 걸친 면담끝에 요구액을 밝히지 않은 채 "더 생각해 보겠다"며 자리를 떴다. 타자 최고대우를 주장하며 기세당당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이처럼 기가 꺾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구단이 달라졌다. 해태 연봉협상의 `정석'은 협상을 거듭할수록 구단제시액이 슬금슬금 오르는 것. 그러나 구단은 올해부터 최초제시액을 연봉 마지노선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재계약대상자 51명가운데 구단제시액이 상향조정된 경우는 2번, 그것도 각각 200만원이 올랐을 뿐이다. 1억2천만원 밖에 안되는 의 연봉도 치명타다. 이 그리던 연봉은 1억3천만원. 그 선에 맞춘다면 자신도 타자 최고대우를 노릴만도 했지만 예상치 못한 액수에 허를 찔렸다. "투수와 타자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통적으로 연봉서열을 중시하는 팀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안다. `연봉 라이벌' 도 너무 멀리 달아나 있다. 요구액 1억4천만원과 구단제시액 1억2천만원 사이에서 줄다리기 중인 은 1억3천만원선에서 합의를 볼 움직임이다. 으로서는 삼성의 전지훈련 출발 날짜인 오는 27일까지는 대구쪽을 유심히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연봉협상 실무자인 최윤범이사는 "1억1천만원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못을 박는다. `최고'의 꿈이 사라지기 일보 직전. "힘든건 알고 있지만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두고 보자"는 . 그의 히든 카드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