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여행하며 돈벌기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28분
일본에선 최근 고등학교를 갓졸업한 애들 두명이 일본∼유럽 자동차 히치하이킹(대부분은 트럭이었음)을 해서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다. `사루칸세키'란 닉네임의 이 친구들은 무전여행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굶으며 여행했다. 중간중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개월만에 피카디리광장에 도착, 대장정을 끝냈다. 배가 고파서, 동남아에서는 중이 되면 밥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머리깎고 절에 들어가기도 했다. 국경을 넘는 트럭을 기다리며 며칠씩 노상에서 잠자기도 했다. 인도거지들과 같이 동냥생활도 했다. 태국에선 식당 아르바이트, 파키스탄에선 `노가다', 유럽에선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방랑일기를 쓰면서 전진했다. 일기의 내용은, 오늘은 얼마나 배가 고프고 어떻게 지탱했다, 내일은 먹을 수 있을까 등등 굶주림에 대한 기록들이다. 그러나 두친구는 근본적으로는 그 거지같은 여행을 즐겼다. 세계를 돌며 만난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미를 흠씬 맛보았다. 거지여행이 아니면 도저히 맛볼 수 없는 위대한 휴머니즘이 이들 일기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일기는 책으로 발간됐고, 발간 첫주만에 대기록을 세우며 인세만 1억엔 이상을 챙겼다. 개성있는 여행일기가 이 두 별 볼 일 없는 친구들을 스타로 만든 거다. 성공 뒤에는 8㎜ 비디오가 있었다. 그들은 여행을 하며 비디오 카메라로 계속 찍었다. 그게 TV로 방영되면서 엄청난 홍보가 된 거다. 여행일기, 여행사진, 여행비디오 등은 이제 큰돈이 된다. 돈을 벌어 여행하지 말고, 여행을 해서 돈을 벌 수도 있다는 얘기다. 되도록 충격적인 여행이라야 한다. 인류의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여행, 재치와 센스, 유머가 살아 넘치는 해프닝의 여행이라야 한다. 여행가서 굶어죽은 사람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