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명완 3단 ● 박승문 3단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21분
제1보(1∼17)＝1차예선 대국장은 언제나 풋풋한 내음이 난다. 물론 나이 지긋한 중견 원로 기사들도 다수 눈에 띄지만 아직 소년 소녀 티가 가시지 않은 신예들과
이제 물이 오르기 시작한 20대 기사들이 주를 이룬다.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대결장이다. 문득 이것이 프로의 대국장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의 시합장이라면 정겨움마저 느낄 수 있는 그런 모습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그러나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판수가 좁혀질수록 그런 느낌은 어느덧 가시고 만다. 이 판처럼 결승국 정도되면 그 느낌은 어느새 긴장감으로 바뀐다.
대국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는 주위 관계자들도 뭔가 조심스럽고 엄숙해진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만큼, 2차예선 티켓이 걸려 있는 만큼,
결승국은 비중이 실리게 마련이다. 이 판은 1차예선 결승국으로서는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대국으로 역시 연구생 출신과 일반인 출신 기사간의 대결이다.
초반 포석은 매우 온건하면서도 요즘 유행을 대변하고 있다. 흑 3 선걸침에 백 4, 흑 5에 백 6이 온건 일변도의 응수.
백 4는 그렇다해도 백 6은 흑 7 `미니 중국식'을 허용해 흑이 의도대로 풀린 셈. 이것도 유행이라면 유행.
10년전만하더라도 백 6으로는 `가'에 걸치고 흑 `나'로 협공하는 정석이 대유행처럼 번진 때가 있었다. 그러나 굳이 그런 초반 접전을 하지 않더라도 백 8로 갈라쳐 유연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요즘 많이 두어진다.
17까지의 진행도 이런 모양에서 연구가 끝난 일단락의 응접. 이것에 대한 변화도만 수십 가지라 일일이 설명할 수 없지만 흑으로서는 흑 1도 한 방편. 선수를 뽑을 때 주로 두어진다.
백 6은 생략할 수 없다. 손 빼다가 흑 A로 밀리면 아프다. 백 B는 굴복이며 백 C는 흑 D 맥점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