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영양보충 백태
기사입력 1997년 01월 23일 16시 27분
프로축구선수들이 대사（大事）를 앞두고 가장 즐겨찾는 영양식은 역시 뱀탕이다. 일반 보약과 달리 약효가 곧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뱀탕을 먹은 다음날 아침이면 `텐트'를 치는 것은 물론 운동장에서도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등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래서 결혼한 선수들은 효과 좋은 보약을 먹으면 그것이 괜히 딴 쪽（?）으로 쓰여질까봐 금욕생활을 감내하는 고통아닌 고통도 호소한다. 그러나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란 고사성어처럼 몸에 좋은 보약도 먹을때는 큰 고역이다. 대부분의 보약이 뱀같이 혐오식품이어서 먹을때면 항상 께름칙함을 떨쳐낼 수 없을뿐더러 코를 막고 약을 들이켜도 입에는 쓴맛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여름철 갈증억제에 좋다고 즐겨찾는 익모초는 어찌나 쓴지 코를 꼭 틀어막아도 퀭한 냄새 탓에 좀체 먹기가 힘들다고 한다. 영양보충을 위해 들어가는 돈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쏠쏠하다. 그러나 대부분 몸이 재산인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흔히 먹는 개소주의 경우 한달기준인 즙액 봉지 60개가 보통 30만∼35만원선. 또 노루뼈를 같은 방법으로 만든 것이 비슷한 가격이고 `여성전용'이라고 선수들이 다소 기피하는 흑염소는 한단계 아래인 25만∼30만원선이다. 이에 비해 뱀은 효과가 큰 만큼 가격도 비싸다. 즙으로 만든 뱀탕은 15∼20캔 정도가 나오는데 무려 1백만원대에 이른다. 또 없어서 못산다는 곰쓸개도 1백만원대에 이르고 사슴피는 1회 먹을때마다 사슴의 뿔을 잘라내고 피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통상 `사슴피 6그릇+녹용'이 약 140만원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비싼만큼 값을 한다는 것이 약을 먹는 선수들의 정설이다. 그래서 부상때나 컨디션이 안좋을 때는 큰 돈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은 약도 남용하면 보약에 대한 내성（耐性）이 생겨 효과가 떨어진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신체적 구조나 특징이 제각각인만큼 보약을 고르기전에 의사 등과 충분한 상의를 거친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