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칭찬도 이쯤되면
기사입력 1997년 01월 23일 14시 12분
칭찬. 좋은 것이다. 기운을 잃고 허덕이는 사람에게 한마디의 칭찬은 그에게 보약과도 같은 힘을 주니까. 법정스님의 설법 중에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칭찬하라는 말씀이 있다. 아침 저녁으로 `알라뷰∼！'를 외쳐 대는 서양사람들처럼 부부끼리도 서로 칭찬을 아끼지 말라는 얘기다. 아내가 진밥(장화를 신고 먹어야 할 정도의 죽밥)을 해줘도 이렇게 말해야 한단다. `당신은 밥을 참 잘해요. 밥은 이렇게 좀 질어야만 맛도 있고 특히 소화가 잘 되지.' 된밥(일명 고두밥)을 해줘도 이렇게 말해야 한다나. `밥이란 이렇게 씹히는 맛이 있어야지. 아주 잘 했어요.' 한쪽은 설어 있고 또 한쪽은 죽이 되고 다른 쪽은 타 버린 밥(그 유명한 3층밥을 말하는 것)을 해줘도 이렇게 말하란다. `당신은 밥 짓는 기술도 뛰어나요. 샌드위치나 햄버거처럼 별미 밥이 되겠어.' 적당히 잘 된 밥(밥다운 밥)을 받고는 다른 말이 필요있겠나. `오! 당신처럼 밥을 알맞게 잘 짓는 여자는 이 세상에 없을거야. 일류 식당이나 회사 구내 식당서는 이런 밥을 먹어 볼 수도 없어요.' 지금까지는 칭찬은 좋다는 것만 얘기했는데 자칫하면 칭찬이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 되고 만다. 그래서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는 칭찬을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칭찬: 남이 자기 자신을 닮아 있다는 것을 예의 바르게 인정하는 것. 또 어떤 칠칠치 못한 여편네는 남편에게 칭찬을 잘못했다가 영원히 사라져야 했단다. 그 사건 어떤 교양강좌에 나갔더니 고명하신 연사께서 부부의 우의에 대해 강조해 말씀하셨다. 특히 잠자리에서 남편을 칭찬해 줘야 남편의 기가 산다는 말을 들은 그 부인. 어느날 밤. 남편과 일을 마친 뒤에 무심코 말했다. "당신은 어떤 남자와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단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