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 일기] 김소연 (3)
기사입력 1997년 01월 21일 15시 28분
청담국민학교 4∼5학년때 담임선생님이었던 윤순경 선생님. 내성적이던 내 성격을 180도 바꿔 놓은 고마운 분이다. 선생님은 앞에 나가서 발표할 일이 있으면 모조리 나를 시켜 내 성격을 씩씩하게 바꿔 놓았다. 또 선생님의 지원에 힘입어 5학년때는 반장, 부반장을 하면서 리더십도 키울 수 있었다. 엄마도 만약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갈 일이 있으면 선생님을 꼭 찾아보라고 얘기하실 정도로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다. 선생님과는 한 1년전까지는 연락이 됐는데, 바빠지면서 연락이 끊어졌다. 만약 선생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꼭 전화를 주셨으면 좋겠다. 어렸을때를 떠올리면 `눈물 없이는 할 수 없는 얘기'가 많다. 엄마가 서점을 하셨기 때문에 우리집에선 큰언니가 거의 엄마 구실을 했다. 나와는 다섯살 차이밖에 안나지만, 당시 큰언니가 얼마나 무서웠던지.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때부터 우리 세자매는 집안일을 나누어서 했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한 사람이 설거지를 하면 다른 사람은 청소를 하고, 남은 사람이 음식을 만드는 식이었다. 나이가 어리다고 봐 주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만약 언니가 청소를 하다가 `식탁 좀 치워라'했는데 `음 TV 좀 보고'하고 꾸물대다가는 금방 불호령이 떨어지게 마련. 사오라고 한 물건을 깜박 잊고 안 사오는 날엔 `초상'을 치러야 했다. 또 언니 옷을 몰래 입다가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혼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오죽하면 난 어렸을때 `우리 엄마는 계모고, 큰언니는 엄마가 데려온 딸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그러나 지금 큰언니, 둘째 언니는 내 열렬한 팬이며 지원군이다. 당시 언니 옷을 못 입게 그렇게 구박을 했던 큰언니가 지금은 내 옷을 제일 많이 빌려가니 이럴때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하면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