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번개맞은 뒤 겁자기 성전환
기사입력 1997년 01월 10일 15시 38분
나이보다 성숙한 연기로 인기를 끌고있는 여고생 스타 (17)이 이번엔 `남성 연기'로 야심만만한 스크린 사냥에 나선다. 오는 18일 개봉을 준비중인 영화 `체인지'(이진석 감독－드림써치 제작)에서 은 `번개를 맞아 남자로 변한 여자'로 나오는 것. 은 영화 시작 10분 동안엔 새침데기 여고생으로 나오지만 번개 사건 이후엔 상대역인 과 성별이 바뀌면서 터프한 남성연기로 기상천외의 해프닝을 연출한다. 개봉전 시사회에서 X세대 답게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코믹연기를 했다는 칭찬을 받은 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촬영초반 남모를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내 가슴을 보고 놀라는 등 남자의 모습을 연기한다는 것이 몹시 창피했고, 촬영장에 가는 게 싫었어요. 이때 이진석 감독이 저를 혼내지 않고 다독거려 준 것이 너무 고마웠어요." 은 촬영초기 심리적인 방황에서 벗어나 "내가 지금 연기하는 한 컷이 평생동안 남을 것"이라는 생각에 남자들의 버릇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에게 남자주인공 과 남성 스태프들 모두가 연구대상이었다. "앉을 때도 다소곳한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리고 앉는 식이죠. 밥먹을때도 씩씩하고 게걸스럽게 연기했죠. 어떤때에는 실생활에서도 다리를 벌리고 앉아 부모님께 혼난 적이 있어요." 이번 영화에서 고교 동급생 콤비로 출연하는 과 은 실제로는 일산동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 현재 이 3학년이고, 이 2학년. 이번 작품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둘은 서로 잘 모르는 사이여서 이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과 학교에서 마주칠 때면 "누나,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했고, 그럴 때마다 은 "응"이라고 답했다는 것. 하지만 `체인지'를 하면서 나이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이 " 오빠"라고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있다. 은 그동안 TV드라마에서 주로 성인연기를 펼쳤지만 학교에선 `김버벅' `김푼수'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 은 요즘 학교 친구들로부터 "우리 또래 연기를 해서 반갑다"는 격려를 많이 받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은 친구들과 18일 약속까지 미리 해두었다. "그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친구들과 일산에서 전철을 타고 개봉관이 있는 을지로 3가까지 오는 거예요. 우선 햄버거를 사먹고 다음엔 `체인지' 개봉 첫회를 같이 보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