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나가노현 지사의 망언
기사입력 1997년 01월 09일 15시 47분
98년 나가노（長野）동계올림픽이 난데없는 `풍뎅이 파문'에 휩싸여 일본 스포츠계가 떠들썩하다. 파문의 장본인은 요시무라 고로（吉村午良） 나가노현 지사. 올해 70의 고령인 요시무라 지사는 지난 6일 나가노현（縣） 청사에서 가진 연두회견에서 동계올림픽 준비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동계올림픽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선수들이 질주하는 모습은 꼭 풍뎅이가 물위에서 기어가는 것 같다." 이같은 발언으로 일본 체육계가 벌집쑤신듯 시끄러워 진것. "나이가 많아 현상을 보인것 아니냐." "또다른 망발을 하기 전에 지사를 바꿔야한다." 심지어는 "대회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요시무라 지사를 사직당국에 고발해야 한다"는 극한론까지 나오고 있다. 나가노올림픽은 일본정부가 `금세기 최후 최대의 스포츠쇼'라는 명제아래 1천억엔（약 7천5백억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준비하고 있는 빅 이벤트. 특히 이를 계기로 세계각국 방송사로 부터 중계권료를 포함해 총 2천억엔（약 1조5천억원）의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책（國策）사업'이기도 하다. 이같은 마당에 동계올림픽 개최지역의 최고책임자가 얼토당토않은 말을 했으니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여론의 향배가 심상치 않자 요시무라 지사는 발언 하룻만인 7일 "스피드스케이팅을 잘 몰라서 한 말일뿐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에 당혹해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