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반쪽대회 위기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5시 49분
대한레슬링협회의 `97대의원총회'가 `반당（半黨）대회'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로 예정돼 있는 레슬링협회의 대의원총회가 개최장소를 둘러싼 `주류（主流）'와 `비주류（非主流）'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자칫 각각의 `2중 총회'가 될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레슬링협회를 이끌고 있는 천신일（千信一） 회장대행은 지난해 12월말 을 총회장소로 결정하고 이를 각 대의원들에게 통보한바 있다. 이에 대해 양원모 감사를 비롯한 비주류는 "천회장대행이 협회 부회장단을 비롯한 임원진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총회장소를 결정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 "그동안 연례적으로 대의원총회를 열어온 올림픽회관을 놔두고 천회장대행이 몸담고 있는 소유의 에서 총회를 열자는 것은 천회장대행의 자의（恣意）대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류와 비주류는 총회개최 이틀전인 8일 현재까지도 "우리가 원하는 장소에서 대의원들을 모아 총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에서 후퇴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총회개최일까지의 남은 시간동안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한 국내체육사상 최초의 `불상사'이자 `오점'으로 기록될 `2중 대의원총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레슬링계의 양분사태에 대해 원로들은 "총회개최장소의 결정권은 어디까지나 회장에게 있는 만큼 이를 문제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이 있으면 총회에 참석해 정정당당하게 자신들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