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김만수2단●이계훈3단♣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5시 00분
제6보(101∼132)＝흑 1 젖혀 끊음에는 단호함마저 느껴진다. 3으로 뻗어 여기서 뭔가 끝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 또한 엿보인다. 그러나 지금 비세로 허덕이고 있는 백의 입장에선 오히려 환영할만한 일이다. 뭔가 반전의 꼬투리라도 잡을 수 있는 건수(?)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둘 필요없이 흑 1로 지켜두고 백 2가 불가피 할때 흑 3 정도로 씌워 느긋하게 공격 왔으면 정말 `절망'이었어요. 아마 둘 기운조차 잃었을 겁니다." 김 2단의 술회. 그러나 그런 상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차 흑은 7로 강경 일변도. 흑 7로 `가'에 지켜두었으면 역시 맥이 빠졌을 것이라는 김 2단. 흑 7로 붙여 차단한 이상 20까지 일사천리,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곳. 우변 흑 백 대마가 각생이냐, 수상전이냐 선택의 기로이다. 물론 그 선택의 키는 흑이 쥐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강경일변도로 나오던 흑이 결정적인 순간에 25．27, 절에 간 색시처럼 움츠러든다. 흑 1로 내려서 백 말을 잡으러 왔으면 사실 끝이었다. 자체로 살 길이 없는 백은 2로 흑 말을 잡으러 갈 수밖에 없다. 그때 흑은 3．5로 끼워 잇고 7까지, 어떻게 변화해도 흑이 한 수 정도 빠른 수상전이었던 것. 그랬으면 흑 1∼7까지의 강수가 이 판의 결정적 수훈갑이 되었을 것인데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