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김만수2단●이계훈3단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7시 17분
제3보(24-53)=백 24꼬부림은 이제와선 울며 겨자먹기. 흑▲가 좌변에
버티고 있는 마당에 무슨 별두터움이 있으랴마는 그렇다 손을 빼면 흑이
꺼꾸로 24에 밀어올는 괴롭다
이에 흑은 기다렸다는 듯이 25.27 이단 젖혀 기세를 뽐낸다. 백도는 더는
물러 설 수 없는 입장. 백 30이 그 의지의 표현이다.
이 수로 31에는 느는 따위는 이제와선 생각할 수도 없는 굴복.
그러나 33까지 흑의 흐름은 여전히 산뜻하다. '화는 화를 부른다'고 하였는데
백 34가 그것.
뭔가 중앙 싸움에 꼬투리라도 잡으려는 몸부림이나 이미 흐름은 흑쪽에 있었다.
그냥 처럼 백3(또는 A)까지 간단히 처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
백 34로 끊은 이상 중앙에서 힘겨루기는 피할 수 없다. 결국 흑41 석점
머리가 통렬해 백의 판정패.
백 34시점에서 백의 고전은 자초한 것과 다를바 없다. 45,47로 계속 백의
숨통을 죄어오는 흑의 손길이 매섭다.
또한 51로 먹여친 다음 53을 늘어선 점에서 흑의 냉정함도 느낄 수 있는 대목.
기분같아서는 흑1로 몰아 3으로 중앙 백 넉점을 잡고 싶은 충동이
이는 곳. 물론 이렇게 못 둘것도 없다. 그러나 백을 더욱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흑으로서는 이렇게
기분에 치우쳐서는 오히려 백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격이라고 생각했으리라.
다음 보에 백의 처참함은 극대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