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아마 티 벗었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4시 52분
OB （20）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맸다. 작년말 대학입학 문제로 구단과 실랑이를 벌였던 은 새해에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운동에만 전념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현실에 실망하여 한때 군입대까지 생각했었지만 더이상 문제를 확대하는 것은 구단이나 자신에게 큰 이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 일단 6일부터 시작되는 팀 자율훈련에 참가, 본격적으로 올시즌에 대비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작년 투구이닝（185⅓）이 많았던 탓에 피칭 대신 주로 수영과 웨이트트레이닝 등 체력을 다지는 훈련에 시간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의 96시즌은 우물안에서만 보던 세상을 더 크게 볼 수 있게 된 한해였다. 강속구로만 윽박지르던 아마스타일에서 벗어나 완급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 프로 입단식때 자신했던 두자리 승수（7승15패）는 이루지 못했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알게 된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시즌중 틈틈이 적은 등판일지는 많은 도움이 됐다. 예를 들면 `투아웃 주자 2, 3루 상황, 볼카운트 1－2에서 몸쪽 직구를 던졌는데 안타를 맞았다'는 등 등판할 때마다 메모를 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겨울동안 자신의 투구동작을 찍은 비디오와 메모를 분석하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은 에게 올시즌 목표로 삼은 15승은 벌써 눈앞에 와 있다.